라프로익 10년: 습지대에서 나오는 풍부한 피트와 거친 바닷바람으로 대변되는 아일라 섬의 위스키. 첫 향을 맡아보면 사람들이 익히 표현하는 정로환(?)의 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온다. 더 맡다보면 훈연 향 같기도 하고 연기의 냄새 같기도. 한 모금 마셔보면 처음 맡았던 향이 그대로 맛으로 전달되는 것 같은데 신기하게도 끝에 옅은 달콤함이 난다. 미세한 짠맛도 좀 느껴지는 것 같다. 단짠이라 얘기하기는 좀 그렇지만, 무언가 상반되는 맛들을 통해 생각지 못한 조화로운 맛이 나오는 듯 하다.
하이랜드 파크 12년: 기본적으로 매우 다양한 풍미와 함께 밸런스가 있다. 피트 위스키로 불리기는 하나 사실상 피트 향은 그렇게 강하지 않을 뿐더러,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아드백, 라프로익과 같은 피트 위스키의 깊은 소독약 냄새와는 결이 좀 다르다. 피트 위스키라고 굳이 강조하지 않으면 피트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훈연과 스모키 향에 가깝고 약간의 짠맛도 있다. 버번과 셰리 캐스크 숙성으로 단맛, 그리고 청아한 느낌도 난다. 과일, 꿀, 꽃, 스모키, 훈연 등을 모두 조금씩 느낄 수 있다. 한 마디로 헤비하지 않으면서 조금씩의 향을 다양하게 가지고 있는 위스키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드벡 10년: 아일라 섬의 피티드 위스키 3대장이 라프로익, 라가불린, 아드벡이고 그 중에서도 아드벡이 피티드 위스키의 본좌라고 일컫어진다.
뚜껑을 따면 "후아~ 바로 이것이구나"하고 느껴질만큼 매우 풍부하고 묵직한 피트향이 풍겨온다. 누구에게는 기분 나쁜 요오드, 크레졸 향일수도 있겠다. 한 모금 마셔보면 매우 짙은 스모키 향이 몰려오면서 끝맛은 약간 달콤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이어지는 스파이시.
굳이 비유를 하자면 빨간색 진로 소주가 처음에는 쓴 듯하면서 마지막에는 더 달콤하듯이 아드벡 10년도 처음에는 짙은 스모키와 피트향이 치고 올라오다가 끝에 달콤함이 느껴진다. 중간에는 과일향이 조금 나는 듯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우 풍부함이 느껴지는 위스키다. 다른 위스키처럼 니트로 2~3잔을 마실 수 있을까 생각하면 조금 무리일 것 같다. 이미 입안이 아드벡의 향으로 지배당했기 때문에 첫 잔 이후에는 뭔가를 제대로 못 느낄 것 같다. 나에게는 가끔 한잔씩 먹을 수 있는 위스키라면 좋을 것 같다.
아주 강한 피트와 함께 좀더 풍부한 풍미를 느끼고 싶을 때는 아드백, 여전히 강한 피트와 조금은 직선적인 피트를 느끼고 싶을 때는 라프로익 10년, 압도적인 피트보다 밸런스 잡힌 맛을 느끼고 싶을 때는 하이랜드 파크 12년. 이렇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데일리 위스키로서의 아드백과 라프로익은 나에게 맞지 않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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